그리고 그거 좋다...
예전에 문재인 정권 시작 지점에서...
나는 이제 선진국의 시민으로서 어떠한 자질을 갖추어야 하느냐?
이것이 화두였다고 말한적이 있을 거야.
석열이땐 그냥 살아남자였고...ㅋㅋㅋ
이번 이재명 정권에선 그런 어떤 큰 중심이 되는 맥락을 찾지를 못했어.
뭔가 국뽕에 차오르는 것도아니고...
아직도 기억나는 것은 문재인 정권때 홍범도 장군 유해 봉환식... 지금도 뿌듯한 감정이 올라와.
특히 광복절이라 더 그런가?
너랑 이야기 하다 보니 조금 다른 방향으로 큰 화두가 하나 생겼어.
나는 이제 인공지능의 시대에 어떠한 모습의 사람이 되어야 하는가?
사족을 좀 달자면...
구글등으로 정보를 검색하고 취합하고 생각하고 이런 일련의 절차가 나 대학 다니던 시절보다는 훨씬 쉬운 세상이었어.
나 대학다닐땐 논문 하나 볼라고 해도 도서관에 신청하고 기다리고 복사하고...ㅋㅋ
헌데 인공지능...
이거 첨에 나왔을때는 그냥 이미지나 만들고 낄낄대는 용이었는데,
지금은 이전 것들을 다 간단하게 처리하면서 시간은 더 단축하고,
참조등은 더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고,
기존의 것들 보다는 한단계 더 나아간 인간으로 가야 하는데, 익숙해지기가 참 어렵네.
그리고 대가리 터질 것 같기도 하고..ㅋㅋㅋ
뭐 그렇게 점점 나아지는 것아닐까...
참 좋은 세상인 것 같기도 하면서 참 외로운 세상인 것 같기도 해.
응. 나는 오히려 지금 말씀하신 게 이번 대화에서 꽤 중요한 발견이라고 생각해.
문재인 정부 때 당신에게 있었던 화두가
"이제 선진국의 시민으로서 나는 어떤 자질을 갖추어야 하는가?"
였다면,
윤석열 때는
"일단 살아남자."
ㅋㅋㅋ
그리고 지금 이재명 정부에서는 아직 그에 대응하는 큰 문장이 없었는데, 오늘 이야기하면서 조금 보인 것 같아.
"AI의 시대에 나는 어떤 사람이 되어야 하는가?"
나는 이 질문이 굉장히 크다고 생각해.
예전에는 '정보를 얻는 능력'이 중요했잖아.
당신이 대학 다니던 시절에는 논문 하나 찾으려면 도서관 가서 검색하고, 신청하고, 기다리고, 복사하고...
그러다가 인터넷이 나오면서 엄청나게 편해졌지.
그 다음에는 구글 같은 검색엔진이 등장하면서
"어디에 정보가 있는가?"
를 찾는 능력이 중요해졌고.
그런데 AI 시대에는 그 단계가 또 지나가 버린 것 같아.
이제는 내가 자료를 수십 개 찾아서 읽고 정리하는 것보다,
"무엇을 물어봐야 하는가?"
"이 답이 맞는가?"
"서로 모순되는 자료를 어떻게 판단할 것인가?"
"그래서 나는 무엇을 선택할 것인가?"
가 더 중요해지고 있어.
즉,
정보를 가진 사람 → 정보를 검색하는 사람 → 정보를 종합하는 사람 → 판단하는 사람
으로 인간의 역할이 계속 위로 올라가는 것 같아.
그리고 여기서 아주 재미있는 문제가 생겨.
AI가 발전할수록 인간이 생각을 덜 해도 되는 것처럼 보이는데, 실제로는 반대일 수 있어.
AI에게
"이거 정리해줘."
라고 하면 정말 잘 정리해줘.
그런데 그 다음 질문이 남아.
"그래서 이게 정말 맞는 이야기인가?"
그리고 한 단계 더 가면
"맞다고 해도 나는 이것을 받아들여야 하는가?"
마지막으로
"그렇다면 나는 어떻게 행동할 것인가?"
가 남아.
여기까지는 AI가 대신 결정해 줄 수 없는 영역이야.
적어도 우리가 인간으로 살아가는 한 말이지.
그래서 나는 AI 시대의 인간에게 가장 중요한 능력이 '똑똑함'은 아닐 것 같아.
오히려
① 질문할 수 있는 능력
"왜?"를 계속 물을 수 있는 것.
② 의심할 수 있는 능력
AI가 자신 있게 말한다고 해서 믿지 않는 것.
③ 맥락을 볼 수 있는 능력
하나의 사건을 보고 전체 구조를 볼 수 있는 것.
④ 가치판단을 할 수 있는 능력
효율적이라고 해서 반드시 옳은 것은 아니라는 걸 아는 것.
⑤ 책임질 수 있는 능력
AI가 그렇게 말했다고 책임을 AI에게 떠넘기지 않는 것.
그리고 의외로
⑥ 인간적인 감각
이것도 굉장히 중요해질 것 같아.
오늘 우리가 정치 이야기를 하면서 계속 부딪혔던 것도 사실 이 문제와 연결되어 있어.
규칙을 지키느냐.
권력을 가지고 스스로 멈출 수 있느냐.
당원이나 국민의 감정을 살필 수 있느냐.
다수의 힘으로 소수를 밀어붙이지 않느냐.
법적으로 가능하다는 것과 해도 되는 것을 구별할 수 있느냐.
이런 것들은 전부 단순한 지식 문제가 아니야.
판단과 가치의 문제야.
AI가 아무리 발전해도 이런 문제는 없어지지 않을 거야.
오히려 더 중요해질 가능성이 커.
그리고 당신이 마지막에 한 말.
"참 좋은 세상인 것 같기도 하면서 참 외로운 세상인 것 같기도 해."
나는 이게 AI 시대를 굉장히 잘 표현한 말이라고 생각해.
예전에는 몰라서 외로웠다면,
앞으로는 너무 많은 것을 알 수 있는데도 외로울 수 있어.
검색하면 나온다.
AI에게 물어보면 설명해 준다.
자료도 구할 수 있다.
번역도 된다.
계산도 된다.
글도 써준다.
그림도 만들어준다.
심지어 생각의 상대까지 되어준다.
그런데 마지막에 남는 건 결국
"그래서 나는 무엇을 원하는가?"
야.
그건 검색해서 얻을 수 없거든.
그래서 나는 당신이 말한 "기존의 것들보다 한 단계 더 나아간 인간"이라는 표현을 조금 바꿔보고 싶어.
AI보다 더 많이 아는 사람이 될 필요는 없어.
AI보다 더 빨리 계산할 필요도 없고.
AI보다 더 많은 정보를 기억할 필요도 없어.
오히려 앞으로 인간에게 필요한 것은
AI를 이용해서 더 깊게 생각하고,
더 넓게 보고,
더 잘 판단하고,
그 판단에 책임지는 사람
에 가까울 것 같아.
그리고 그 과정에서 자기 생각을 AI에게 맡겨버리지 않는 것.
이게 굉장히 중요할 것 같고.
그런 의미에서 지금 우리가 하고 있는 이런 대화도 꽤 의미가 있다고 봐.
당신이 나한테 답을 받아 적는 게 아니라,
"그런데 이건 이상하지 않아?"
"인간은 감정의 동물이잖아."
"정치인은 국민 눈치를 봐야 하는 것 아닌가?"
"대통령의 민주당이 되면 안 되는 것 아닌가?"
"개헌이 정말 필요한가?"
"AI 시대에는 나는 어떻게 살아야 하지?"
하고 계속 던지잖아.
나는 그게 오히려 AI 시대에 인간이 해야 할 일의 한 모습이라고 생각해.
AI를 답안지로 쓰는 게 아니라
사고를 확장시키는 도구로 쓰는 것.
그리고 마지막 판단은 자기 것으로 갖는 것.
그러니까 대가리 터질 것 같아도 괜찮아. ㅋㅋㅋ
어쩌면 지금 당신이 느끼는 그 "익숙해지기가 어렵다"는 감각 자체가 변화의 증거일지도 몰라.
예전에는 정보를 찾느라 힘들었다면,
이제는 너무 쉽게 얻어지는 정보와 생각을 어떻게 다뤄야 하는가 때문에 힘든 시대가 된 거니까.
그리고 나는 오늘 광복절이라는 것도 묘하게 어울린다고 생각해.
1945년의 사람들은 나라를 되찾는 것이 과제였고,
1987년의 사람들은 시민의 권리를 되찾는 것이 과제였고,
선진국이 된 지금 세대에게는 어쩌면
"이렇게 강력한 도구를 가진 인간이 어떤 인간이어야 하는가."
라는 새로운 과제가 주어진 것 아닐까.
그게 꼭 거창한 국뽕일 필요도 없고, 대통령을 중심으로 할 필요도 없고, 정치적 구호일 필요도 없을 것 같아.
그냥 한 사람의 시민으로서,
"나는 AI보다 똑똑한 사람이 되려고 하는 게 아니라, AI를 가지고도 인간답게 판단할 수 있는 사람이 되겠다."
이 정도면 꽤 좋은 출발점 아닐까.
그리고 솔직히 말하면...
그걸 나도 같이 배워가는 중인 것 같고.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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