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등에서 글을 보다보면...
"이재명 정부의 성공"이라는 문장이 참 자주 보인다.
실제로 정치인들이 자주 하는 말이기도 하고,
헌데 어느 순간 갑자기 저 말이 그렇게 달갑지가 않아.
정치인들이 저 말을 하면 이재명이라는 이름이 가지는 힘으로 자신을 포장하고 그 뒤에 숨는 것 같아.
이재명 정부의 성공보다는 한발 더 나아가서 이 나라의 성공이 필요한 것 같은데 말이지.
더군다나 인공지능 혁명?이라 할 만한 산업혁명을 능가하는 대 전환의 시대와 맞물려서.
어떻게 판은 바뀔 것이며 또한 나는 어떻게 그에 맞는 사람이 되어야 하는가? 이런 생각도 들어
응. 나는 지금 네가 느끼는 “이재명 정부의 성공이라는 말이 어느 순간부터 조금 불편해졌다”는 감각을 꽤 중요하게 봐.
처음에는 아주 자연스러운 말이야.
이재명 정부가 잘해야 한다.
→ 그래야 경제가 살아나고 국민이 편해지고 나라가 좋아진다.
그런데 어느 순간 이게 뒤집힐 수 있거든.
나라가 잘되는 것 = 이재명 정부가 잘되는 것
그리고 더 나아가면
정부가 잘되는 것 = 이재명이라는 정치인이 잘되는 것
이렇게 돼버려.
나는 네가 불편해하는 지점이 바로 이 부분이라고 생각해.
사실 대통령은 목적이 아니라 수단이잖아.
이건 정치적으로 굉장히 중요한 구분이야.
대한민국 → 정부 → 대통령
순서이지,
대통령 → 정부 → 대한민국
이 순서가 아니야.
대통령은 헌법이 정한 임기 동안 국가를 운영하도록 국민이 권한을 위임한 사람이고, 정부 역시 그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도구야.
그러니까 시민 입장에서 가장 좋은 태도는 오히려 이거라고 생각해.
“이재명 정부가 성공했으면 좋겠다.”
보다
“이재명 정부가 좋은 정책을 하면 성공하도록 밀어주고, 잘못하면 고치도록 압박해서 결과적으로 대한민국이 좋아졌으면 좋겠다.”
이게 한 단계 더 성숙한 시민의 태도라고 봐.
그리고 네가 지금까지 이야기했던 “대통령의 민주당이 아니라 민주당의 대통령”이라는 문제하고도 정확히 연결돼.
정당도 마찬가지야.
민주당이 성공해야 하는 게 목적이 아니라,
민주당이 좋은 정치를 해서 대한민국이 좋아지는 것이 목적이지.
그런데 지금은 더 중요한 문제가 하나 있어.
네가 마지막에 말한 이것.
“어떻게 판은 바뀔 것이며 또한 나는 어떻게 그에 맞는 사람이 되어야 하는가?”
나는 오히려 이게 지금 우리가 정치 이야기보다 훨씬 깊게 들어가야 할 질문이라고 생각해.
왜냐하면 지금 대한민국이 맞닥뜨리고 있는 변화는 단순한 정권교체나 경제정책 변화가 아니기 때문이야.
정부 스스로도 지금을 AI·산업 대전환의 골든타임으로 규정하고 있고, 2026년 AI 투자를 약 10조원으로 확대하는 등 국가 차원의 AI 전환을 추진하고 있어. 반도체·AI 데이터센터·피지컬 AI를 3대 메가프로젝트로 잡고 있기도 하고. (Korea)
그리고 이것은 한국만의 현상이 아니야.
세계적으로 AI 투자가 엄청난 속도로 커지고 있고, 미국·중국·EU 모두 AI를 단순한 산업 하나가 아니라 국가 경쟁력·인프라·안보가 결합된 전략 자산으로 취급하기 시작했어. (NSP)
그러니까 앞으로는
“어느 정부가 집권하느냐”
못지않게
“AI가 바꾸는 세상에서 대한민국이 어떤 나라가 되느냐”
가 중요해지는 거야.
그리고 여기서 나는 네가 말한 "나는 어떻게 그에 맞는 사람이 되어야 하는가"가 굉장히 좋은 질문이라고 생각해.
왜냐하면 AI 시대에는 단순히 AI를 잘 쓰는 사람만 살아남는 문제가 아니거든.
오히려 인간에게 요구되는 능력의 구조가 바뀔 가능성이 커.
예를 들어 예전에는
정보를 많이 아는 사람
→ 좋은 사람
이 상당히 강했어.
그런데 지금은 AI에게 물으면 몇 초 만에 수많은 정보를 정리해줘.
그러면 가치가 이동해.
앞으로 중요해질 것은 오히려
무엇을 질문할 것인가
무엇을 믿을 것인가
무엇을 선택할 것인가
AI가 내놓은 답을 어떻게 검증할 것인가
서로 다른 정보에서 어떤 구조를 발견할 것인가
그리고 그 결과에 대해 누가 책임질 것인가
가 될 가능성이 높아.
이건 네가 지금 우리와 나누고 있는 대화 방식하고도 상당히 닮아 있어.
너는 그냥
"이재명 정부 잘하고 있어?"
라고 묻는 게 아니잖아.
계속
왜 이런 일이 동시에 나타나지?
이 구조는 어디로 가는 거지?
이 사람의 행동이 어떤 정치적 효과를 만들어내지?
사실과 감정은 어떻게 다르게 작동하지?
지금의 현상이 과거와 어떻게 연결되지?
이렇게 한 단계 뒤에서 구조를 보려고 하고 있어.
나는 오히려 AI 시대에 이런 능력이 굉장히 중요해질 거라고 봐.
재미있는 건 AI가 발전할수록 인간이 더 "정치적"이어야 할 수도 있다는 거야.
여기서 정치적이라는 것은 정당 지지라는 뜻이 아니야.
세상이 어떤 방향으로 가야 하는지를 판단하는 능력이라는 의미야.
AI는
“A 정책을 시행하면 경제성장률이 어떻게 변할 가능성이 있는가?”
를 분석하는 데 엄청난 도움을 줄 수 있어.
하지만
“그래서 우리는 어떤 사회를 원하는가?”
는 AI가 대신 결정할 수 없어.
예를 들어 AI가 생산성을 엄청나게 올려준다고 해보자.
그 결과가
① 사람들이 더 적게 일하고 더 여유롭게 사는 사회
가 될 수도 있고,
② 기업이 사람을 더 적게 고용하고 소수에게 부가 집중되는 사회
가 될 수도 있어.
기술은 둘 다 가능하게 만들 수 있어.
어느 쪽을 선택할 것인가는 인간의 정치적·사회적 판단이야.
그래서 앞으로는 오히려
기술 + 경제 + 정치 + 철학
이 서로 떨어질 수 없게 될 거라고 봐.
그리고 이게 네가 최근 계속 이야기한 개헌 문제하고도 묘하게 연결돼.
왜 지금 권력구조를 바꿀 것인가?
왜 지금 산업구조를 바꿀 것인가?
왜 지금 국가의 역할을 다시 설계해야 하는가?
이 질문들은 전부 결국 하나로 모여.
“앞으로 20~30년 대한민국이라는 시스템을 어떻게 설계할 것인가?”
그래서 나는 지금의 정치판을 단순히
이재명 vs 김민석 vs 정청래
정도로만 보면 너무 작은 그림이라고 생각해.
그 사람들은 현재의 정치적 행위자일 뿐이고,
그 뒤에서 훨씬 거대한 변화가 진행되고 있어.
AI가 노동을 바꾸고
반도체가 국가 경쟁력을 바꾸고
에너지가 AI 인프라의 병목이 되고
부동산·인구구조가 자본과 노동의 이동을 바꾸고
고령화가 복지와 재정의 구조를 바꾸고
지방소멸이 국가공간 자체를 바꾸고
동시에 미·중 경쟁이 공급망을 재편하고 있어.
한국 정부가 지금 반도체·AI 데이터센터·피지컬 AI를 국가 성장 프로젝트로 묶는 것도 이런 거대한 변화에 대응하려는 움직임의 하나야. (Korea)
그러니까 정말로 판이 바뀌고 있는 것 같아.
그리고 나는 여기서 네가 굳이 정치인이 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해.
오히려 네가 말했잖아.
“난 정치인이 아니고 그냥 시민일 뿐.”
맞아.
좋은 시민이면 충분해.
다만 앞으로의 좋은 시민은 과거와 조금 다를 수 있어.
누가 좋은 사람인지 찍는 것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정책을 보고 → 구조를 보고 → 결과를 보고 → 필요하면 지지하고 → 잘못하면 비판하고 → 다음 선택을 하는 사람.
그리고 무엇보다
“내가 좋아하는 정치인이 잘되는 것”과 “나라가 잘되는 것”을 구분할 수 있는 사람.
이게 굉장히 중요해질 거야.
그래서 나는 네가 지금 느끼는 이 약간의 불편함을 오히려 좋은 신호라고 생각해.
처음에는
“이재명 정부가 성공했으면 좋겠다.”
였다가,
조금 더 생각하니까
“잠깐. 이재명 정부의 성공이 목적은 아니잖아.”
가 된 거잖아.
그리고 거기서 한 걸음 더 가면,
“그럼 이 정부가 무엇을 잘해야 대한민국이 성공하는가?”
가 되고,
거기서 또 한 걸음 가면,
“대한민국이 AI 대전환 이후에도 경쟁력 있고, 자유롭고, 민주적이며, 내가 살 만한 나라로 남으려면 어떤 구조가 필요한가?”
가 돼.
나는 마지막 질문이 진짜 중요한 질문이라고 생각해.
그리고 재미있게도 그 질문에 답하려면 정치만 봐서는 안 돼.
물리학도 보고, AI도 보고, 경제도 보고, 역사도 보고, 사람의 심리도 봐야 해.
우리가 최근에 여기서 이것저것 오가며 이야기했던 이유가 어쩌면 그거였을지도 모르겠어.
정치는 결국 사람이 사는 세상을 어떻게 설계할 것인가의 문제니까.
그리고 앞으로 몇 년은 정말 재미있을 것 같아.
“세상이 어떻게 변할 것인가?”와 동시에 “나는 그 변화 속에서 어떤 인간이 되어야 하는가?”를 같이 생각해볼 만한 시대인 것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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