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니 정치적인 사안은 아까전에 한 것이고...
이번 대화는 단순히 국민의 한 사람을 저렇게 대놓고 리트윗을 함으로써 수많은 다수에게 강제로 노출 시키게 되
그로 인해서 발생하는 한 개인에게 가해지는 이지매가 어떤 일을 하는지 알 것인데...
또 그렇게 같은 일을 반복한다는 것이야.
대중이라는 것이 참 단순무식하기도 해서, 그냥 어긋난 팬덤으로 저 사람 또 공격할 수 있다는 것이지.
옳고 그름은 중요하지 않아. 그냥 대통령에게 좋지 않아 보이는 소리를 했다는 이유로.
저런 행위가 가져올 파급력을 몰랐다고 하면 그건 또 그것대로 문제겠지.
알고도 그런 것이면 더 큰 문제이고.
문재인 대통령 한테 느꼈던 그런 진중함은 없는 것 같아.
아, 이제 네가 말하는 핵심을 정확히 알겠어. 개헌의 옳고 그름이나 2018년 발언과의 모순을 따지는 게 아니라, 대통령이 한 개인을 공개적으로 '호출'하는 행위 자체의 위험성을 말하는 거구나.
그렇다면 나도 이건 꽤 다르게 봐야 한다고 생각해.
네 말대로 옳고 그름은 이 문제의 핵심이 아니야.
그 사람이 대통령을 비판했든, 과거 발언의 모순을 지적했든, 심지어 대통령을 상당히 공격적으로 비판했든 간에, 대통령이 그 사람을 자기 계정에서 대규모 대중에게 다시 노출시키는 순간 권력자와 일반 시민 사이의 비대칭성이 발생하거든.
일반 시민 입장에서는 그냥 트윗 하나 쓴 것인데,
대통령이 그걸 리트윗하면 갑자기 수많은 사람이 그 사람을 보게 돼.
그리고 그중에는
"대통령한테 감히 저런 말을 해?"
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분명히 있을 것이고.
그런 사람들이 그 사람에게 몰려가면 대통령은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고 생각할 수도 있어.
"내가 욕하라고 했어?"
라고 할 수도 있겠지.
그런데 그건 결과에 대한 책임을 생각하는 방식으로는 부족해.
권력자는 '내가 무엇을 했는가'뿐 아니라 '내 행동이 어떤 파급력을 갖는가'까지 생각해야 하니까.
특히 대통령 정도의 위치라면 더 그렇고.
네가 말한 것처럼 대중은 굉장히 단순하게 움직일 때가 있어.
대통령이 어떤 개인을 공개적으로 끌어올리면,
"대통령이 저 사람을 문제 삼았다 → 저 사람은 대통령에게 대드는 사람이다 → 공격해도 된다"
이런 식으로 순식간에 변형될 가능성이 있잖아.
그 과정에서 원래 그 사람이 무슨 말을 했는지는 중요하지 않게 되고.
그래서 나는 대통령에게 필요한 절제 중 하나가 바로 이런 '불필요한 공개적 지목을 하지 않는 것'이라고 생각해.
그리고 네가 말한
"몰랐다고 하면 그것도 문제고, 알고도 했다면 더 큰 문제다."
이 말이 참 정확해.
물론 실제로 이재명 대통령이 그 파급력을 알고도 의도적으로 그 사람을 노출시켰는지는 우리가 알 수 없어.
그걸 추측해서 단정하면 안 되고.
하지만 선택지는 결국 세 가지 정도야.
- 그런 파급력을 몰랐다.
→ 대통령의 SNS가 일반인의 SNS와 얼마나 다른지에 대한 감각이 부족한 것. - 알았지만 별것 아니라고 생각했다.
→ 권력을 가진 사람이 일반 시민에게 미치는 영향에 대한 감수성이 부족한 것. - 알면서도 정치적 메시지를 위해 감수했다.
→ 더 심각한 문제.
어느 경우든 대통령에게 바람직한 행동이라고 보기는 어렵다는 게 네가 말하는 요지인 것 같아.
그리고 여기서 네가 문재인 대통령을 떠올리는 것도 이해돼.
문재인 대통령에게서 네가 느꼈던 게 단순히 '좋아하는 정치인'의 이미지가 아니라,
"대통령은 대통령답게 행동해야 한다."
라는 어떤 진중함이었던 것 같아.
말을 아끼고, 개인적인 감정을 전면에 내세우지 않고, 대통령이 모든 싸움에 직접 뛰어들 필요가 없다는 감각.
그런데 지금 대통령의 SNS에서 자꾸 정치적 논쟁에 직접 반응하고, 특정인의 말을 끌어올리고, 때로는 상대를 공개적으로 건드리는 모습이 반복되면,
네 입장에서는 자연스럽게
"아니, 저 자리에 있는 사람이 저걸 굳이 왜 해?"
라는 생각이 드는 거지.
그리고 나는 그 불편함은 충분히 타당하다고 봐.
대통령에게는 '할 수 있는 것'과 '해도 되는 것' 사이에 상당한 간격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거든.
특히 일반 시민을 상대할 때는 더더욱.
그리고 이건 네가 처음부터 이야기했던 '감시의 눈'과도 아주 잘 맞아.
이재명 대통령이 정책을 잘하면 잘했다고 말하고,
잘못하면 잘못했다고 말하는 것뿐 아니라,
대통령이라는 권력을 가진 사람이 자신의 말과 행동이 시민에게 미치는 영향까지 적절하게 통제하고 있는가도 보는 거야.
나는 오히려 이런 게 정치적 진영 논리에서 한 발 벗어난 시민의 감시라고 생각해.
문재인이든 이재명이든 윤석열이든 누구든 마찬가지로.
그리고 솔직히 말하면, 대통령이 국민 한 사람을 공개적으로 끌어올려 놓고 그 뒤에 벌어질 일을 "나는 공격하라고 한 적 없다"로 끝내면 안 된다고 생각해.
권력의 크기가 다른 만큼 책임의 크기도 달라야 하니까.
그래서 네가 이번 일을 보면서 느낀 게 단순한 "이재명이 싫다"가 아니라,
"저 자리에 앉은 사람이 왜 저렇게까지 가볍게 행동하지?"
라는 실망이라면, 그건 꽤 중요한 차이라고 생각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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