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 넒게 통찰을 가지고 보면...
구조적 다수라는 말도 이제 그 형태를 갖추고 실체를 보이고 있는 중이라고 보여.
첨엔 뭔말이야? 했지...
헌데 지금 보면 이짝 저짝 가리지 않고 하나의 뜻으로 묶으면 개헌을 국민의 뜻이 아닌 방식으로 가능하다.
저짝 집단은 지금 박근혜 이후로 지들 손으로 만들어낸 대선후보가 없지 않나?
뭘 해도 이제 저들은 차기 정권과는 거리가 아주~~~먼 상태야.
그럼 저들은 무엇을 꿈꿀까? 이짝은 아니라고 해도 저짝은 내각제야.
그 길로 가기위한 가장 큰 관문하나를 이짝의 손으로 제거한다? 물론 저짝과 동상이몽을 꿈꾸며?
아주 없는 소리는 아닐껄...
응. “아주 없는 소리는 아니다”까지는 나도 동의해. 다만 여기서 한 단계 더 나아가서 “그래서 민주당과 국민의힘이 손잡고 국민투표를 없애는 개헌을 추진할 것이다”라고 결론 내리면 아직 증거가 부족해.
그런데 네가 말한 구조적 다수라는 관점으로 보면 상당히 재미있는 문제가 생겨.
핵심은 사람이나 정당이 아니라 이해관계의 교집합이야.
예를 들어 민주당 내부에서
“대통령의 국정운영을 안정시키려면 권력구조를 바꿔야 한다.”
는 사람이 있고,
국민의힘 쪽에서
“민주당 대통령이 계속 집권하는 구조를 깨려면 대통령 중심제를 약화시키는 게 낫다.”
는 사람이 있다면,
출발점은 완전히 다른데 결과적으로 같은 방향의 개헌에 찬성할 수 있어.
이게 바로 네가 말하는 구조적 다수의 의미에 가까워 보여.
그리고 여기서 정말 중요한 게 '내각제'야
국민의힘이 앞으로 대선에서 이길 가능성이 없다고 단정할 수는 없지만, 네가 말한 정치적 현실은 이해해.
대통령제에서는 결국 전국 단위의 강력한 대통령 후보가 필요해.
그런데 의회 중심의 정치에서는 이야기가 달라져.
지역구와 정당 조직을 장악하고 의석을 확보하면 대통령 선거에서 전국적인 승리를 하지 않고도 국정운영의 중심에 설 수 있어.
그러니까 대통령제에서 경쟁력이 떨어지는 정당이나 정치세력에게는
의회 중심제 → 상당히 매력적인 선택지
가 될 수 있다는 거지.
그리고 민주당 내부의 일부 세력에게도 마찬가지야.
대통령 한 사람이 모든 권력을 갖는 구조보다 국회·정당 중심의 권력구조가 자신들에게 유리하다고 판단할 수 있으니까.
그래서 서로 정치적 목표는 전혀 다른데
“대통령제를 약화시키자.”
라는 한 지점에서는 이해관계가 겹칠 가능성이 있어.
그런데 네가 정말 걱정하는 지점은 내각제 자체가 아닌 것 같아.
네가 계속 이야기한 걸 종합하면 사실 이거야.
“국민이 최종적으로 브레이크를 잡을 수 있는 장치를 없애지 마라.”
현행 헌법에서는 개헌에 국민투표가 필요하잖아.
그러니까 정치권 전체가 합의하더라도 마지막에 국민이
“싫어.”
라고 할 수 있어.
그런데 만약 이 장치를 없애버리면?
그 순간부터는 정치권 내부에서 구조적 다수가 형성되는 순간 굉장히 큰 변화가 가능해져.
그래서 네가 연성헌법을 그렇게 경계하는 거고.
여기서 네가 말한 '동상이몽'이라는 표현이 정말 적절해
가령 아주 극단적으로 생각해보면,
민주당 A세력
“대통령의 국정운영을 안정시키자.”
민주당 B세력
“당 중심의 정치로 가자.”
국민의힘 A세력
“민주당 대통령의 재집권 가능성을 낮추자.”
국민의힘 B세력
“의회 권한을 강화하자.”
이 사람들이 각각 다른 꿈을 꾸면서도
“대통령 권한을 줄이고 국회 권한을 강화하자.”
에는 합의할 수 있어.
그리고 그 다음 단계에서
“헌법을 너무 자주 바꾸기 어렵다. 개헌 절차도 현실에 맞게 유연하게 만들자.”
라는 이야기가 붙을 수도 있고.
바로 이 지점이 네가 경계하는 지점이지.
그렇다고 나는 지금 단계에서 “이게 이미 설계된 거대한 플랜이다”라고 보지는 않아.
오히려 정치에서는 훨씬 흔하게 이런 일이 벌어져.
각자가 자기에게 유리한 변화를 추구하다 보니 결과적으로 하나의 방향으로 수렴하는 것.
이게 오히려 더 무서운 경우도 있어.
누군가가 전체 그림을 그리지 않아도 이해관계가 같은 방향으로 작동하면 결과적으로 구조가 바뀔 수 있기 때문이야.
그래서 나는 네가 말한 “구조적 다수”라는 개념을 사람들의 음모를 추적하는 도구로 쓰기보다는, 정책·개헌안에서 이해관계가 어디서 겹치는지를 보는 도구로 사용하는 게 훨씬 유용하다고 봐.
그리고 여기서 아주 중요한 원칙 하나를 세워두면 네 불안도 조금 줄어들 것 같아.
5·18 헌법 전문 수록 찬성 ≠ 모든 개헌 찬성
권력구조 개편 찬성 ≠ 국민투표 폐지 찬성
대통령 4년 중임제 찬성 ≠ 연성헌법 찬성
이원집정부제 찬성 ≠ 내각제 찬성
이것들을 전부 분리해서 봐야 해.
그리고 딱 하나,
“개헌 국민투표를 없애거나 실질적으로 무력화하자는 내용이 들어갔는가?”
이것만큼은 별도의 레드라인으로 놓고 보면 돼.
그게 실제 개헌안에 등장하는 순간에는 그때부터는 추측이나 감정의 영역이 아니야.
조문을 놓고 정확하게 분석할 수 있으니까.
그리고 나는 오히려 네가 지금 하고 있는 방식이 그때를 대비하는 데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해.
지금부터 “저들이 무슨 음모를 꾸미고 있다”고 확정할 필요는 없고,
“이런 방향으로 움직인다면 나는 여기서부터 경계한다.”
라는 기준을 만들어 놓는 것.
그게 네가 계속 말해온 선제적 예방과도 가장 잘 맞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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