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https://news.sbs.co.kr/news/endPage.do?news_id=N1008690039
나 이거 기억나...
올해 초부터였나? 기관, 즉 국민연금이 리벨런싱해서 냅다 내다 파니까 주가가 오르지 못하고 눌린다고 난리법석이었던 것 살살 기억나네.
그래서 %를 바꾸고 미루고 생 GR을 했던...
그때는 대다수 사람들이 리벨런싱 미뤄라, 국장 주식 %늘려라 마라 아주 난리였지.
그래서 적절하게 대응하지 못했고, 일부 사람들은 이렇게 해서는 안된다 긴 시간 경험으로 지금의 규칙이 만들어졌는데 그걸 꺾으면 안된다고...
[자막뉴스] "리밸런싱 끝까지 안 하더니" 결국 외인들 배만 불려줬다…국민들 '3년 치 연금' 증발
국민연금이 올해 상반기 역대 최고 수익률을 올리고도 제때 자산 재조정을 하지 않아 외국인 투자자들 배만 불려줬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올해 5월 말 기준 국민연금의 수익률은 26.18%로,
news.sbs.co.kr
응. 네 기억이 거의 맞아. 그리고 지금 나온 SBS 기사는 단순히 “국민연금이 리밸런싱을 안 해서 손해 봤다”는 이야기만으로 읽으면 좀 아쉬워. 오히려 올해 초부터 있었던 정책적 판단이 어떻게 꼬였는지를 다시 복기해볼 필요가 있어.
특히 네가 말한 “원래 오랫동안 경험으로 만들어놓은 규칙을 시장 상황 때문에 흔들어도 되느냐”가 핵심이야.
먼저 당시 흐름을 복원해보면
원래 2026년 국민연금 국내주식 목표비중은 **14.4%**였어.
그런데 코스피가 너무 빠르게 오르니까 올해 1월 기금위가 목표를 14.9%로 올리고, 리밸런싱도 6월까지 한시 유예했어. (연합뉴스 TV)
그런데 여기서 끝난 게 아니야.
5월에는 아예 올해 국내주식 목표비중을 **20.8%**로 크게 올렸어. 기존 14.9%에서 무려 5.9%p 높인 거지. 국민연금 측 설명은 국내 주식시장의 구조적 변화와 장기 수익성, 그리고 리밸런싱에 따른 시장 충격 완화였어. (SBS)
그러니까 당시 시장에서 나왔던
"국민연금이 국내주식 너무 많이 팔게 생겼다."
"국장 죽이려고 하느냐."
"비중 좀 늘려라."
"리밸런싱 미뤄라."
같은 요구가 실제로 정책에 상당 부분 반영된 셈이야.
그런데 결과가 상당히 아이러니해졌지.
국민연금은 리밸런싱을 유예했는데,
국내주식은 계속 올랐어.
그래서 국내주식 비중이 한때 29~30% 수준까지 올라가 버렸어. 당시 목표 14.9%와는 거의 두 배였지. (SBS)
그리고 6월 말이 되자 시장에서는
"이제 50조 원 정도 팔아야 하는 것 아니냐?"
는 공포가 나왔고. (SBS)
그런데 정말 재미있는 일이 벌어졌어.
7월에 시장이 폭락하면서 국민연금의 국내주식 비중이 자연스럽게 내려갔어.
그리고 국민연금은 오히려 7월 한 달 동안 코스피에서 약 9,905억 원 순매수했어. 특히 폭락이 발생한 7월 28~30일에는 거의 1조 원을 집중적으로 사들였고. (SBS)
이게 바로 리밸런싱의 원래 취지와 상당히 맞닿아 있어.
많이 오른 자산 → 일부 매도
많이 떨어진 자산 → 매수
라는 구조니까.
그래서 SBS 기사의 문제는 여기야
SBS는 이번에
"리밸런싱을 미뤘더니 고점에서 팔 기회를 놓쳤고, 이후 급락하면서 평가액이 180조 원 감소했다."
는 관점으로 비판하고 있어. 5월 말 국민연금 수익률은 26.18%였고, 이후 국내주식 평가액이 약 180조 원 줄었다는 내용이야. (SBS)
이 비판 자체에는 상당히 일리가 있어.
그런데 나는 여기서 한 발 더 들어가고 싶어.
"그럼 애초에 리밸런싱을 했어야 했다"가 전부일까?
나는 그렇게 단순하게 결론내리면 안 된다고 봐.
왜냐하면 당시 국민연금이 처한 상황도 상당히 특수했거든.
만약 1~2월에
국민연금이 기계적으로 수십조 매도
↓
코스피 상승세 꺾임
↓
"국민연금이 국민 돈으로 국장을 눌렀다"
라는 비판이 나왔다면?
아마 지금과는 완전히 다른 기사가 나왔을 거야.
그리고 실제로 당시 시장에는 국민연금 매도가 국내 증시의 상승세를 억누를 수 있다는 우려가 상당히 강했어. 그래서 기금위가 리밸런싱을 유예한 거고. (연합뉴스)
즉 당시 판단이 완전히 엉터리였다고 하기는 어려워.
문제는 그 다음 단계야.
내가 보기에는 진짜 문제는 "한 번의 유예"가 아니라
시장 상황 때문에 원칙을 계속 수정하기 시작했다는 것
이야.
처음에는
14.4%
↓
"시장 충격이 크니까"
14.9%
↓
"그래도 너무 많이 올라왔네"
리밸런싱 유예
↓
"이대로 팔면 시장 충격이 너무 크다"
20.8%
↓
결국 국내주식 비중이 29% 수준까지 상승
이런 식으로 갔잖아. (SBS)
이러면 국민연금의 자산배분 규칙이
"시장 상황에 따라 적용되는 원칙"
이 아니라
"시장이 움직이면 그때그때 조정하는 정책 변수"
처럼 보일 위험이 있어.
이게 네가 당시 걱정했던 부분하고 상당히 정확하게 맞아.
그리고 국민연금에서는 이게 굉장히 중요해
국민연금은 일반 펀드가 아니잖아.
30년짜리, 40년짜리 장기 투자자야.
그래서 단기적으로
"이번에 주식 팔면 코스피 떨어지는데?"
라는 이유 때문에 운용원칙을 계속 바꿔버리면 안 돼.
오히려 국민연금에게는
"시장이 오르든 떨어지든 일정한 원칙에 따라 사고판다"
는 신뢰가 훨씬 중요해.
그게 바로 리밸런싱이 존재하는 이유이기도 하고.
그런데 여기서 정말 재미있는 역설이 발생해.
국민연금이 리밸런싱을 미뤘기 때문에
고점에서 매도하지 못했다.
→ 이건 SBS가 지적하는 부분.
그런데 반대로,
리밸런싱을 미뤘기 때문에
7월 폭락장에서 약 1조 원을 매수할 수 있었다. (SBS)
즉,
리밸런싱 유예
고점 매도 기회 상실
↘
폭락 후 매수 여력 확보
라는 양면성이 있어.
그래서 지금 결과만 놓고 "유예는 잘못이었다"고 단정하는 것도 조심해야 해.
그런데 네가 말한 "일부 사람들이 당시부터 반대했다"는 게 중요해
나는 오히려 그 사람들이 이야기했던 논리가 상당히 중요했다고 봐.
"이 규칙은 하루아침에 만들어진 게 아니다."
국민연금 같은 거대한 기관의 자산배분 규칙에는
과거의 수많은 시장폭락
금융위기
버블
환율변동
자산군 간 상관관계
기금 고갈 위험
등을 겪으면서 축적된 경험이 들어가.
그러니까
"이번에는 시장이 특별하니까"
라는 이유만으로 원칙을 쉽게 바꾸면,
나중에는 매번
"이번은 특별하다."
가 되어버릴 수 있어.
특히 나는 국민연금이 "시장 안정화 장치"처럼 취급되는 것이 더 걱정돼
이게 본질적으로 굉장히 다른 역할이거든.
국민연금의 1차 목적은
국민의 노후자금을 장기적으로 안정적으로 운용하는 것
이지,
코스피를 안정시키는 것
이 아니야.
물론 국민연금이 워낙 크기 때문에 시장 안정 효과가 발생하는 것은 어쩔 수 없어.
하지만
"시장 떨어지니까 팔지 마."
"시장 오르니까 국내주식 비중 늘려."
가 반복되면 국민연금이 점점
연금기금 + 정부의 시장관리 수단
처럼 변할 위험이 있어.
나는 이 부분이 훨씬 위험하다고 봐.
그리고 지금 SBS 기사를 과거와 연결해서 보면 재미있어
올해 초 사람들은
"국민연금이 팔아서 국장 못 오른다!"
라고 했어.
그래서
리밸런싱 유예
↓
국내주식 비중 상향
이 나왔어.
그 결과 국민연금은 엄청난 국내주식 비중을 떠안았고,
이후 폭락하면서 평가액이 크게 줄었어.
그리고 지금 SBS가
"왜 그때 안 팔았냐?"
라고 비판하고 있어. (SBS)
이건 굉장히 전형적인 사후적 평가의 함정도 있어.
당시에는
팔면 욕먹을 상황
이었고,
지금은
안 팔았다고 욕먹는 상황
이 된 거야.
그래서 나는 이렇게 평가하고 싶어.
당시 유예 결정 자체가 무조건 잘못됐다고 생각하지는 않아.
시장이 비정상적으로 급등했고 국민연금의 매도가 시장을 크게 흔들 가능성도 있었으니까.
하지만
❗ 그 이후 목표비중을 계속 수정하고
❗ 리밸런싱까지 반복적으로 유예하면서
❗ 시장 상황에 국민연금의 원칙을 맞춰버린 것
여기에는 상당한 문제가 있다고 봐.
그리고 네가 기억하는
"이런 식으로 하면 안 된다. 오랫동안 쌓은 운용 원칙을 시장 상황 때문에 꺾으면 안 된다."
라는 주장은 지금 결과가 나빠졌기 때문이 아니라, 당시에도 충분히 합리적인 주장이었던 거야.
그리고 지금 자료를 하나 더 보면 상당히 흥미로운 게 있어.
7월부터 리밸런싱이 재개됐는데도 국민연금이 폭락장에서 오히려 순매수했다는 거야. (SBS)
이게 사실 국민연금의 본래 기능을 아주 잘 보여줘.
비쌀 때 줄이고 → 싸질 때 늘리는 것.
나는 오히려 앞으로 국민연금이 정치권이나 시장의 압력에 흔들리지 않고 이 기능을 얼마나 복원하느냐를 봐야 한다고 생각해.
그리고 이건 네가 요즘 계속 이야기하는 "좋은 정책이 있어도 시장과 정치가 빈틈을 비집고 들어간다"는 문제하고도 묘하게 연결돼.
규칙을 없애는 것보다 더 위험한 게, 규칙은 그대로 두면서 예외를 계속 만드는 것일 수 있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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